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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peranto kaj mi (에스페란토와 나)
LEE Jung-kee  (Homepage) 2011-01-23 18:45:52, Hit : 1,464, Rec. : 150

너무나 많은 것을 베풀어 준 에스페란토
                                                    이중기  / 전 세계 협회  아시아 위원장


에스페란토와의 만남

1971년 3월, 영남대학교 1학년 때 나는 운명적으로 에스페란토를 만났다. 나와 대구 대건고등학교 동기 동창생으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에스페란토 활동을 해온, 같은 과(행정과) 친구 한덕섭의 권유로 에스페란토 모임에 참석하였다. 그 무렵 서너 명이 모여 에스페란토 동아리 결성을 막 준비하고 있었는데, 동아리 결성을 주도하던 이영우 선배(정외과 2년)와 박의균 선배(행정과 2년)를 만나 처음으로 에스페란토를 접하게 된 것이다. 이영우 선배가 점심시간에 에스페란토 강의를 할 예정이니 점심 식사 후 12시 반까지 강의실로 오라고 했다. 그가 30분씩 지도하는 강의를 통해 에스페란토를 배웠다.
그 당시 우리 학교 에스페란토 동아리의 정신적 지주는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이시던 고 이종하 교수님이셨는데, 그분의 후원으로 머지않아 에스페란토 동아리 방을 마련하고 조직의 모양을 갖추어 갔다.

일본 에스페란티스토와의 만남

내가 초급과정을 마치기도 전인 1971년 어느 봄날, 일본 에스페란티스토 20여명이 대구를 방문하여 에스페란토를 통한 한․일 학술교류 강연회가 대구은행 강당에 있었다. 한국 측에서는 이종하 교수께서 ‘조선의 노동법제’를 주제로, 그리고 강봉길 대건고등학교 지리 선생님이 ‘한국의 에스페란토 운동’에 대하여 강연을 하였다. 그 한․일 합동강연회가 나에게 무척 감동적이었다.
강연회 뒤에 있었던 경주 관광에 동행하면서 나는 에스페란토를 열심히 하겠다고 결심하였다. 그 후 어느 날 일본인 참가자중의 한사람이었던 교토에 사는 와다 마사꼬라는 수학 선생님에게 엽서를 보냈다. 에스페란토를 통한 국제 교류의 첫 시도였는데, 뜻밖에 그녀가 보내온 예쁜 엽서와 답장이 나로 하여금 에스페란토에 대해 확신을 갖게 하였고, 점점 그 언어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 계기가 되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1983년 일본 가메오카에서 열린 제70차 일본에스페란토대회의 만찬에서 우연히 와다 마사꼬 여사와 반갑게 재회하였다. 당시 그녀의 옆에는 아미꼬라는 딸이 있었고 그녀의 이름은 남편의 성을 따라 타히라 마사꼬로 바뀌어 있었다. 타히라 마사꼬 여사는 현재 일본에스페란토학회의 국제담당 이사이며 세계에스페란토협회(UEA) 이사로 일본 에스페란토계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나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외국인과의 만남이 에스페란토 학습에 가장 큰 동기 부여가 된다. 그래서 나는 에스페란토에 입문하는 분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국제 교류를 권한다.

한국 에스페란토 협회 사무국장으로 일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국제그룹에 근무하다, 대구 출신 열혈 에스페란티스토 정순태님의 건설회사로 자리를 옮겨 일하던 중, 주위의 권유로 당시 신종태 사무국장 후임으로 1983년 1월부터 한국에스페란토협회 사무국장으로 근무하였다. 당시 협회는 장충식 단국대 총장님을 회장으로 모시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 중이었다.
나는 두 차례에 걸쳐 협회 사무국장으로 근무하였다. 1차는 1983년 1월부터 1985년 1월까지였고, 이후 2년간 떠나 있다가 1987년 1월 다시 사무국으로 돌아와 1991년 10월까지 근무하였다. 총 6년 10개월간 협회에 근무하였으니, 인생의 황금기라 할 30대의 반 이상을 에스페란토 운동과 함께한 셈이다.  

에스페란토 문화원 설립하다

협회에서 근무하면서 나는 우리 운동의 성공 여부는 ‘에스페란티스토의 양성’에 달려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에스페란토 운동은 에스페란토를 아는, 또는 에스페란토를 사랑하는 사람에 의해서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에스페란티스토의 양성이 절실함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협회 사무국장을 사직하고 ‘서울 에스페란토 문화원’을 설립하고, 1991년 11월 15일 서울 시청앞 소공동에 문화원 이름으로 제1기 수강생을 모집하고 첫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 무일푼인 내가 서울 한복판에 강의장을 마련하고 강의를 한다는 사실은 누가 보아도 무모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머지않아 보증금을 차압당하고 최학순님의 배려로 여의도로 장소를 옮기게 되고, 얼마 후 다시 이정언님의 도움으로 양재동으로 옮겼다.
그리고 장소를 제공해준 이정언님의 사업 여건 변경에 따라 사무실을 떠나야 할 상황에 처했는데 나로서는 대책이 없었다. 이때, 문화원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의 모금으로 현재 문화원이 있는 명동으로 옮기게 되었다. 이 기회를 빌려, 그 당시 문화원 살리기에 동참해 주신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08년에 있은 두 가지 일

2008년 2월 13일 인도에서 열린 제5차 아시아에스페란토대회에서 나는 세계 협회 아시아 위원장의 중책을 맡게 되어, 지구인의 75%가 사는 거대한 아시아 대륙의 에스페란토 운동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가 나의 큰 임무이자 사명이 되었다.  
나는 에스페란토가 현실적인 국제어가 되려면 비유럽, 특히 아시아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책임의 무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아시아의 녹색화 (Ni verdigu Azion!)'를 아시아 위원회(KAEM)의 표어로 내걸고 이의 실현을 위해 나는 2009년 4월에 아직 에스페란티스토가 보급되지 않은 라오스를 방문하여 일주일간 에스페란토의 씨를 뿌리고 돌아왔다.  
세계에스페란토협회 회장을 역임하신 고 이종영 박사께서 한국 에스페란티스토들이 세계적인 에스페란토운동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하셨는데, 나의 역할이 작게나마 그 분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면 더없이 큰 기쁨이겠다.
2008년 8월 30일 문화원 초급 강의 200기를 맞아 'Memore al la 200-a kurso de SEK' 행사를 남산에 있는 유스호스텔에서 가졌다. 200여명이 함께한 그날의 행사에서 지난 17년 간 문화원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희비의 날들을 회고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제 나의 인생 목표인 문화원 초급 강의 500기를 향하여 더욱 분발할 것이다.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1600여명의 문화원 동지들을 다시 찾을 것이며, 그들이 다시 에스페란토의 세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 할 것이다. 문화원은 2012년 11월 3일 남산에 있는 청소년 수련원에서 250기 기념행사로 ‘Memore al la 250-a kurso de SEK'를 갖을 예정이다.

에스페란토 선배님들께 감사하며

지금까지 나는 72차례의 국제행사에 참가하였다. 에스페란토 행사에서의 공통점은 행사의 주최자들이 참가자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섬긴다는 것이다. 또한, 행사 참가자들 모두도 그들이 참가한 모임을 즐기고, 만족해 하는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민족을 초월하여 공통의 언어로 의사소통하는 사람들의 동질감이 서로의 마음을 결속시키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모든 행사들이 내게 매우 소중하게 기억된다.
나는 내가 에스페란토의 운동에 기여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그 언어를 통해 얻었다. 그래서 에스페란토와 에스페란토를 창안하신 자멘호프 선생이 고맙다. 지금은 유명을 달리하셨지만 생전에 한국에스페란토운동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헌신하고, 아울러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며 이끌어 주셨던 선배 에스페란티스토 신봉조 선생님, 이재현 선생님, 김교영 선생님, 김창진 선생님, 양희석 교수님, 최봉열 선생님, 이종하 교수님, 이종영 교수님, 강봉길 선생님, 박강 선생님 그리고 정순태 선배님께 늘 존경과 감사하는 마음 그지없다.
에스페란토를 배우고 가르치는 것은 대단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기에, 에스페란토 보급에 내 모든 힘을 바칠 것을 다짐하며 지금까지의 나의 에스페란티스토로서의 삶의 기록을 마치고자 한다. ♧

** 이글은 한국 에스페란토 협회에서 발간할 예정인 'Esperanto kaj mi' 에 기고한 글로
    시간적이 차이가 있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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